1930년대에 사라진 마을의 역사
로스앤젤레스 남부 해안 도시 **산페드로(San Pedro)**에는 지금도 미스터리와 전설이 깃든 장소가 존재한다. 바로 **침몰 도시(Sunken City)**라 불리는 곳이다. 이 지역은 원래 1920년대 초반에 세워진 해안 마을이었다. 태평양을 마주한 언덕 위에는 주택과 도로가 늘어서 있었고, 바닷바람과 탁 트인 전망을 즐기는 주민들의 생활 공간이었다. 그러나 1933년 3월, 예고 없는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땅이 갈라지고, 도로와 건물 대부분이 태평양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가옥이 파괴되었고, 주민들은 급히 대피해야 했다. 다행히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언론은 이곳을 “태평양이 삼킨 마을”이라 부르며 연일 보도했다. 그 이후 이 지역은 버려졌고, 콘크리트 잔해와 도로 조각만 남아 **‘침몰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재의 침몰 도시 – 그래피티와 폐허의 공존
오늘날 침몰 도시는 공식적으로는 **출입 금지 구역(No Trespassing Zone)**이다.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으며, 입구에는 “위험 지역”이라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이곳을 찾는다.
폐허 위에는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그래피티 아트가 덧입혀졌다. 무너진 콘크리트 바닥, 갈라진 도로 조각에는 화려한 색채와 자유로운 낙서가 가득하다. 어떤 이들은 이곳을 **“자연과 인간이 만든 거대한 야외 캔버스”**라고 부른다. 절벽 너머로 펼쳐지는 태평양의 파노라마와 폐허의 풍경은 묘한 대비를 이루며, 방문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일몰 무렵에는 잔해 너머로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펼쳐져, 위험 속에서도 매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는 이곳을 탐험한 여행자들의 사진과 영상이 수없이 공유되고 있다.
위험 요소와 안전 수칙
침몰 도시 탐험은 매혹적이지만 동시에 위험이 따른다.
- 지반 불안정: 산사태 지역 특성상 땅이 갈라져 있어 발을 헛디디면 추락할 위험이 있다.
- 파도와 바람: 태평양의 거센 바람과 파도 소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절벽 가까이는 접근을 피해야 한다.
- 출입 단속: 공식적으로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므로, 불시에 경찰이나 보안 요원 단속이 있을 수 있다.
- 야간 방문 금지: 조명이 전혀 없어 밤에는 극도로 위험하다. 반드시 낮에만 방문해야 한다.
따라서 방문을 결심한다면 튼튼한 신발을 신고, 가급적 현지 가이드나 경험자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들어갈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계절별 방문 팁
- 봄(Spring): 날씨가 온화해 탐험하기 좋다. 바닷바람이 세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
- 여름(Summer): 관광객이 많아 다소 붐비지만, 일몰 풍경은 특히 장관이다.
- 가을(Fall): 하늘이 맑아 사진 촬영에 최적의 시기다. 낮 기온도 적당하다.
- 겨울(Winter): 파도가 거세고 비가 잦아 위험 요소가 많다. 겨울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찾아가는 방법
📍 Sunken City, San Pedro, CA 90731
- 자가용(Car): 네비게이션에 Point Fermin Park를 입력하면 된다. 침몰 도시는 바로 옆에 있으며, 인근 무료 주차장이 있다.
- 대중교통(Public Transit): LA 다운타운에서 메트로 실버 라인(Metro Silver Line, 910/950)을 타고 San Pedro 종점까지 이동 후, 지역 버스로 환승 가능. 다만 대중교통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자가용 이용을 권장한다.
주변 연계 코스
- 포인트 퍼민 공원(Point Fermin Park): 침몰 도시 바로 옆에 위치한 해안 공원으로, 잔디밭과 산책로가 있어 휴식하기 좋다.
- 코리안 프렌드십 벨(Korean Friendship Bell): 한국 정부가 기증한 대형 종으로, 태평양과 맞닿은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LA와 한국의 우정을 상징하는 명소다.
- 포트 맥아더 박물관(Fort MacArthur Museum):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안 방어 기지로 사용된 군사 요새를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 역사 애호가에게 추천된다.
- 샌페드로 어시장(San Pedro Fish Market): 싱싱한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곳. 탐험 후 식사 장소로 제격이다.
여행의 의미
**산페드로 침몰 도시(Sunken City)**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이색적인 여행지 중 하나다. 공식적으로 출입이 제한된 위험 구역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폐허와 예술, 자연과 위험이 공존하는 드문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은 여행자는 “금지된 장소를 탐험한다”는 긴장감과 동시에, 폐허 너머로 펼쳐지는 태평양의 장엄한 풍경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침몰 도시는 인간의 문명과 자연의 힘이 충돌한 흔적이자,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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