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한복판에서도 조용한 순간은 존재한다. 화려한 쇼핑몰과 인파 가득한 관광지를 지나치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잠시 뜸해진 골목으로 들어서면, 낯선 도시에서 혼자 걷는 여행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요한 리듬이 시작된다. 리틀 도쿄와 아트 디스트릭트 북부는 그런 장소다.
이곳은 겉보기엔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섬세하게 조성된 예술 공간, 오래된 서점, 디자인 숍, 그리고 혼자 식사하기 좋은 조용한 식당들이 숨어 있다. 낮 시간대에만 잘 움직이면 걷기에 무리 없고, 거리 자체도 비교적 안전하다.
혼자 LA를 여행 중이라면, 이 감성 루트를 따라 잠시 도시의 속도를 늦춰보자.

1. 여행 시작: 메트로역에서 리틀 도쿄로
A 라인을 타고 Little Tokyo / Arts District 역에서 내린 뒤, 일본풍 상점가인 Japanese Village Plaza 방향으로 걸어간다. 이 플라자 안쪽에는 오래된 일본 서점이 하나 있다.
Kinokuniya Bookstore는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조용히 책을 고르러 오는 공간이다. 책뿐만 아니라 디자인 소품, 문구류, 마스킹 테이프 등 아기자기한 아이템이 많다. 혼자 구경하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2. 골목 산책과 혼밥 식당
서점 뒤편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비교적 사람이 적고, 잠시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골목 끝에서 오른쪽으로 나오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Marugame Udon은 셀프 시스템이라 혼자 방문하기 적당하고, 대기 시간이 짧다. 이자카야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Sake Dojo도 좋다. 낮에는 조용하고, 바 좌석도 마련돼 있어 혼자 술 한 잔 하기에도 부담 없다.
3. 아트 디스트릭트 방향으로 이동
식사 후에는 3rd Street를 따라 서쪽으로 걷는다. 보행자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낮에는 비교적 사람들이 많아 안전하다. 약 10~15분 정도 걷다 보면, LA 예술의 거점 중 하나인 Hauser & Wirth Gallery가 나타난다.
이 갤러리는 입장이 무료이며, 내부에는 전시장뿐 아니라 정원과 서점, 카페도 함께 있다. 전시는 현대미술 중심이라 가볍게 감상하기 좋고, 무엇보다 조용하다. 방문객들이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아 혼자 보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갤러리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낸 뒤에는, 근처의 셀렉트 숍 Arts District Co-Op이나 디자인 편집숍 Poketo에 들러도 좋다. 둘 다 크리에이터 중심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향초나 문구, 소형 가구, 포스터 같은 감성적인 아이템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계산대 앞 줄도 짧아 혼자 둘러보기 좋다.
4. 마지막 장소: ROW DTLA의 여유
이 코스의 마무리는 ROW DTLA다. 아트 디스트릭트 북서쪽 끝에 위치한 복합 공간으로, 낮에는 한산하고 넓은 야외 공간이 있어 산책이나 사진 찍기에 좋다. 건물 외벽에는 벽화나 설치 예술이 주기적으로 바뀌며, 루프탑 공간에서는 팝업 전시가 열리기도 한다.
쇼핑이 목적이 아니어도 이곳은 충분히 머무를 가치가 있다. 여유로운 분위기의 카페 Verve Coffee에서 잠시 앉아 쉬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여행자 팁 – 안전한 산책을 위한 몇 가지 조언
- 도보 이동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가 가장 적합하다.
- 3rd Street 이남, San Pedro Street 방향은 혼자 여행자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 밤에는 Uber나 Lyft 같은 라이드 앱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 Arts District도 북부 위주로만 동선을 잡으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다.
마무리 –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당신에게
리틀 도쿄와 아트 디스트릭트는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조용한 여백이 남아 있다. 바쁘게 움직이던 일정을 잠시 멈추고, 천천히 책을 들춰보고, 골목을 걷고, 미술관에서 조용히 머무는 시간이 필요할 때, 이 코스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LA를 여행하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해, 자신의 감각을 믿고 걷다 보면, 도시의 또 다른 표정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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