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스 버디스(Palos Verdes) 숨은 해안 절벽 트레일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바다라고 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산타모니카(Santa Monica), 베니스 비치(Venice Beach), 맨해튼 비치(Manhattan Beach) 같은 유명 해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진짜 현지인들이 찾는 바다는 조금 더 남쪽, 관광객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팔로스 버디스(Palos Verdes)**에 있다. 이곳은 태평양과 맞닿은 장엄한 절벽과 고요한 해안 트레일, 그리고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사람들을 매혹하는 비밀스러운 여행지다.

---

🌿 팔로스 버디스, 도심 속 또 다른 세계

팔로스 버디스는 LA 다운타운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도착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도심의 빽빽한 빌딩 숲은 사라지고, 창문 밖에는 푸른 바다와 붉게 깎인 절벽,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밭이 펼쳐진다.

봄에는 절벽 위에 형형색색 야생화가 만발해 화려한 카펫처럼 깔리고, 여름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가 눈부시다. 가을에는 붉게 물든 석양이 절벽을 물들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겨울에는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바다 위를 날아간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팔로스 버디스는 언제 방문하더라도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

🥾 팔로스 버디스 해안 절벽 트레일

팔로스 버디스를 대표하는 코스는 Palos Verdes Coastal Trail이다.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이 트레일은 초보자도 걸을 수 있을 만큼 완만하지만, 풍경만큼은 압도적이다.

• 난이도: 초보자도 무난히 가능
• 길이: 왕복 약 4~5km
• 소요 시간: 2시간 내외
• 추천 시간대: 아침 이른 시간 또는 석양 무렵

걷는 동안 파도가 절벽을 때리며 내는 굉음이 배경음악처럼 깔리고, 시야는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으로 가득 찬다. 걷다가 문득 멈춰 서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파도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자연이 주는 생생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노을이 지는 시간대에는 붉은 빛으로 물드는 바다와 절벽이 장관을 이루는데, 이는 산타모니카에서 볼 수 없는 고요하면서도 웅장한 일몰이다.

---

🌸 팔로스 버디스의 명소들

1. 포인트 비센테 등대(Point Vicente Lighthouse)
   1926년에 세워진 이 등대는 지금도 지역의 상징이다. 주말에는 내부가 개방되며, 주변은 고래 관찰 명소로도 유명하다. 운이 좋으면 회색고래가 이동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2. 아브랄론 코브(Abralon Cove)
   절벽 아래 숨겨진 작은 해변으로, 파도에 깎인 바위와 조개, 게, 불가사리를 관찰할 수 있다. 마치 자연사 박물관 속으로 들어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단, 밀물 때는 접근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3. 포인트 퍼민 공원(Point Fermin Park)
   잔디밭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피크닉 명소다. 도시락을 챙겨 잔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 도시에서의 바쁜 일상이 한순간 멀리 사라진다.

---

✅ 팔로스 버디스 실전 여행 팁

1. 교통: 대중교통 접근은 불가능에 가깝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Uber나 Lyft도 가능하지만 배차 시간이 길다.
2. 드레스 코드: 해안 절벽 특성상 바람이 강하다. 여름에도 얇은 겉옷은 필수다.
3. 준비물: 편한 운동화, 물, 간단한 간식, 카메라. 이곳은 어디서든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4. 안전: 절벽 끝에는 안전 펜스가 없는 곳도 있다. 사진 촬영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 감성적인 마무리

팔로스 버디스의 해안 절벽 트레일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그것은 태평양이 들려주는 거대한 교향곡이며, 여행자가 도시의 소음을 내려놓고 진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절벽 위에서 맞는 바람, 파도의 리듬, 붉게 물드는 석양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로스앤젤레스를 할리우드와 산타모니카로만 기억하지만, 진짜 LA의 바다는 팔로스 버디스에 숨어 있다. 형의 45탄은 바로 이곳, 태평양을 향한 비밀의 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