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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숨겨진 명소 & 독특한 여행 코스

브래들버리 빌딩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 — 도심 속 시간 여행

by sunsetblvd 2025. 9. 20.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다운타운은 늘 변화의 상징이다. 고층 빌딩이 솟아오르고, 새로운 레스토랑과 갤러리가 생겨나며, 거리의 풍경은 끊임없이 달라진다. 그러나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시간을 붙잡아두는 장소들이 있다. 바로 **브래들버리 빌딩(Bradbury Building)**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이다.

두 공간은 각각 건축과 미식의 보석으로, 여행자에게 LA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하나는 1893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이자 영화의 배경지이고, 다른 하나는 1917년부터 이어져온 로컬 시장이다. 이 두 곳을 함께 경험하는 것은 곧 도심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여행하는 것이다.

브래들버리 빌딩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 — 도심 속 시간 여행


🏛️ 브래들버리 빌딩: 시간의 틈을 걷다

브래들버리 빌딩은 외관만 보면 솔직히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인다. 5층 높이의 갈색 벽돌 건물은 주변의 현대식 빌딩 사이에서 오히려 소박하게 보인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내부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철제 난간과 나선형 계단은 중세 유럽풍의 우아함을 보여준다. 엘리베이터는 여전히 옛날 방식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19세기 말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준다.

  • 건축 양식: 르네상스 리바이벌과 고딕 스타일이 혼합된 독특한 구조
  • 영화 촬영지: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
  • 입장료: 무료 (1층까지만 출입 가능)

특히 <블레이드 러너>의 팬이라면 이곳에 서는 순간 영화 속 장면이 겹쳐 보일 것이다. 스산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계단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무대다.


🌆 그랜드 센트럴 마켓: LA 미식의 심장

브래들버리 빌딩을 나와 길 하나만 건너면, 전혀 다른 감각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바로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이다.

1917년에 문을 연 이 시장은 LA의 미식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초기에는 농부들과 상인들이 신선한 농산물과 고기를 팔던 장소였고, 지금은 세계 각국의 음식이 한데 모여 있는 거대한 푸드코트이자 로컬 마켓이다.

  • 역사: 100년 넘게 운영 중
  • 분위기: 활기찬 소음, 향신료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짐
  • 음식: 멕시칸 타코, 일본 라멘, 독일 소시지, 퓨전 디저트까지 없는 게 없음

대표적인 인기 매장은 **에그슬럿(Eggslut)**이다. 달걀을 활용한 샌드위치와 슬럿(Slut, 감자퓨레+수란 조합)이 전 세계 미식가들의 버킷리스트 메뉴가 되었다. 아침에 방문하면 줄을 서야 하지만, 기다림 이상의 만족을 준다.

또 다른 명소는 **빌트모어 커피(Blue Bottle Coffee)**와 같은 트렌디한 카페들이다. 오래된 시장 건물 안에서 즐기는 현대적인 커피 한 잔은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 두 공간을 잇는 하루 여행 루트

  1. 오전 10시쯤 브래들버리 빌딩에 방문 → 건축의 아름다움과 영화적 감성을 체험
  2. 도보 5분 → 그랜드 센트럴 마켓으로 이동 → 브런치 또는 점심으로 현지 음식 탐방
  3. 이후에는 인근의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나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를 가볍게 산책

이 루트는 반나절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여행자에게 도심 속 문화와 미식이 만나는 완벽한 하루를 선물한다.


✅ 실전 가이드

  • 교통: 메트로 레드 라인 Pershing Square 역에서 도보 5분
  • 브래들버리 빌딩 팁: 1층만 출입 가능하므로 사진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오전 방문 추천
  • 그랜드 센트럴 마켓 팁: 점심시간(12~1시)은 현지 직장인들로 붐비니 오전 늦게나 오후 2시 이후가 여유롭다
  • 추천 메뉴: 에그슬럿 샌드위치, 멕시칸 타코, 현지식 커피 한 잔

🌄 감성적인 마무리

브래들버리 빌딩과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마치 서로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두 얼굴 같다. 하나는 19세기 말의 고풍스러운 건축 예술이고, 다른 하나는 20세기 초부터 이어져온 로컬 미식의 현장이다. 하지만 두 공간은 나란히 자리하며, 여행자에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LA 다운타운의 진짜 매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