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를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화려한 할리우드 거리, 끝없이 이어진 고속도로, 사막 같은 건조한 날씨를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이 도시는 늘 반전을 품고 있다. 차로 불과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메마른 땅 한가운데서 상상하기 힘든 초현실적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앤젤레스 내셔널 포레스트(Angeles National Forest) 속의 폭포들이다.
사막 기후의 도시에 숨겨진 물줄기, 숲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원한 바람, 바위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물보라. 이곳은 도시의 소음을 지우고, 여행자에게 완전히 다른 감각을 선사하는 도심 속 마지막 오아시스다.
🏞️ Sturtevant Falls — 가장 대표적인 폭포
**Sturtevant Falls(스투르터번 폭포)**는 앤젤레스 내셔널 포레스트에서 가장 잘 알려진 폭포 중 하나지만, 여전히 현지인 위주로 방문하는 곳이다.
- 위치: Chantry Flat 지역
- 코스: 왕복 약 3.5마일(5.6km), 난이도 중간
- 소요 시간: 왕복 2시간 내외
트레일 초입은 내리막길이라 가볍게 시작되지만, 돌아올 때는 오르막이 되므로 체력 분배가 필요하다. 길을 따라 가면 개울을 몇 차례 건너야 하는데, 바위 위로 살짝 발을 옮기는 순간 아이들 웃음소리와 물소리가 섞여 여행의 활기가 된다.
폭포 앞에 도착하면 높이 약 50피트(15m)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맞아준다.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다. 특히 봄철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릴 때는 수량이 풍부해 장관을 이룬다.
👉 현지 꿀팁:
- 주차는 Chantry Flat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며, Adventure Pass가 필요하다.
- 이 지역은 한때 1900년대 초반 리조트 타운이었던 곳이라, 길을 걷다 보면 옛날 휴양지의 흔적(폐허 같은 오두막)을 발견할 수 있다.
🏞️ Switzer Falls — 한적한 은밀한 폭포
**Switzer Falls(스위처 폭포)**는 조금 더 은밀하고,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또 다른 명소다.
- 위치: Angeles Crest Highway 인근
- 코스: 왕복 약 4.5마일(7.2km), 난이도 보통
- 소요 시간: 왕복 2~3시간
이 길은 바위 협곡을 따라 걷는 묘미가 크다. 좁은 산길을 걷다가 갑자기 숲이 열리며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면, 드디어 폭포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Switzer Falls는 상·하단 두 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어, 탐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 현지 꿀팁:
- 트레일헤드 주차장에 Adventure Pass 필요.
- 폭포 하단에서 물놀이 가능하나, 수영은 금지되어 있다.
- 주말에는 붐비므로 아침 일찍 가는 것이 좋다.
🏞️ Eaton Canyon Falls — 현지인 가족 코스
세 번째로 추천할 만한 곳은 **Eaton Canyon Falls(이튼 캐년 폭포)**다.
- 위치: Pasadena 근처, 접근성 최고
- 코스: 왕복 약 3.5마일(5.6km), 비교적 쉬운 코스
- 소요 시간: 1.5~2시간
도심에서 가까워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고, 반려견 동반도 가능하다. 길을 따라 야생화와 선인장이 어우러진 풍경을 지나면, 높이 약 40피트의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 현지 꿀팁:
- 무료 주차 가능하지만, 주말에는 자리 부족 → 오전 9시 이전 추천
- 여름에는 너무 더워 오후 방문은 피하는 게 좋다.
🥾 실전 가이드 — 준비물과 안전
- Adventure Pass: 대부분의 트레일 주차 시 필요. REI 같은 스포츠 매장에서 $5~$30 패스로 구매 가능.
- 준비물: 하이킹화, 모자, 자외선 차단제, 충분한 물, 간식. 여름에는 방충제도 필수.
- 시간대: 여름엔 아침 7~8시에 출발하는 것이 이상적. 오후에는 기온이 급상승한다.
- 안전 주의: 폭포 인근은 미끄럽다. 바위 위 점프는 금지.
- 야생 동물: 곰, 코요테, 뱀을 만날 수 있다. 접근하지 말고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 사진 & 감성 포인트
- Sturtevant Falls: 폭포 앞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과 숲을 프레임에 담기
- Switzer Falls: 협곡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 찍으면 드라마틱한 분위기
- Eaton Canyon: 폭포를 정면으로 담기보다 옆에서 찍으면 입체감이 살아난다
👉 Golden Hour보다는 한낮에 물줄기가 햇빛에 반짝이는 장면이 가장 잘 나온다.
🌄 감성적인 마무리
로스앤젤레스는 사막 도시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지만, 하루 종일 쨍쨍 내리쬐는 태양은 종종 숨 막히게 한다. 그런데 그 속에서 폭포를 만난다는 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도시의 또 다른 얼굴과 마주하는 경험이다.
Sturtevant Falls에서 물보라를 맞으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 Switzer Falls 협곡을 따라 울려 퍼지는 물소리, Eaton Canyon에서 가족들이 돗자리를 펴고 쉬는 풍경. 이 모든 순간은 여행자에게 “도심 속 마지막 쉼터”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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