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알림이 울리고,
해야 할 일이 끝없이 밀려오는 시대에,
사람은 때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원하게 된다.
하지만 어디에 앉아야 그 시간이 온전히 나에게 허락될까?
카페는 시끄럽고, 공원은 불편하며, 도서관은 무겁다.
이번 글에서는 혼자 조용히 오래 앉아 있기 좋은 LA의 공간 3곳을 소개한다.
이곳들은 모두 상업적 목적이 강하지 않고,
혼자 온 사람을 위한 자리를 준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들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노트북을 열지 않아도,
그저 앉아만 있어도 되는 자리.
그런 공간을 LA에서 찾았다.

1. Self-Realization Fellowship Lake Shrine (Pacific Palisades)
위치: 17190 Sunset Blvd, Pacific Palisades, CA 90272
운영 시간: 화~일 10:00 AM ~ 4:30 PM (월요일 휴무)
LA 서쪽 끝,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호수와 정원, 명상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사찰형 공공 정원이 있다.
바로 Self-Realization Fellowship의 Lake Shrine이다.
입구에서부터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정원 내부는 걷기보다는 앉기에 더 적합한 구조다.
호수 가장자리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으면
물소리,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만이 공간을 채운다.
사람들이 각자 조용히 걷거나 앉아 있을 뿐
대화도 거의 없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용 팁
- 주말보다는 평일 오전이 한적하다.
- 입장은 무료지만, 예약제를 운영하므로 공식 홈페이지 확인 필수.
- 사진 촬영은 가능하나, 조용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주의.
2. Velaslavasay Panorama (Historic West Adams)
위치: 1122 W 24th St, Los Angeles, CA 90007
운영 시간: 금~일 12:00 PM ~ 6:00 PM
Velaslavasay Panorama는 360도 회전 파노라마 전시 공간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실내 정원과 소극장 뒤편의 정적 공간에 있다.
낮은 의자와 나무 벤치가 드문드문 놓여 있고,
작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실내 온실은
혼자 가만히 앉아 생각하기에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시간대엔,
직원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며
공간 전체가 시간이 정지된 듯한 정적을 유지한다.
그 어떤 사운드트랙도 필요 없는 공간.
앉아서 식물만 바라봐도 시간이 충분히 흘러간다.
이용 팁
- 금~일만 운영하므로 방문 계획은 미리 잡는 게 좋다.
- 내부 입장료는 $7~10이지만, 전시보다는 공간 감상에 초점을 두자.
- 조용히 혼자 방문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3. Baldwin Hills Scenic Overlook – 중턱 전망대 쉼터
위치: 6300 Hetzler Rd, Culver City, CA 90232
운영 시간: 매일 8:00 AM ~ 6:00 PM
대부분 Baldwin Hills는 계단 오르기나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지만,
사실 중턱에 위치한 작은 벤치 쉼터는
운동보다는 사색을 위한 공간에 가깝다.
길 중간에 놓인 이 벤치는 시야가 시원하게 열리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금세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고요하게 남겨지는 순간이 잦다.
햇빛이 적당히 가려지고, 바람이 잘 드는 이 지점에서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계단을 올라야 하긴 하지만,
그만한 이동 뒤에 오는 조용함은 훨씬 더 깊이 와닿는다.
이용 팁
- 오전보다는 오후 3~4시 무렵이 햇살도 좋고 그늘도 생긴다.
- 이어폰 없이 걷고, 벤치에서는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 게 더 좋다.
- 물과 얇은 담요를 챙겨가면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요약 정리
| Lake Shrine | Pacific Palisades | 명상 정원, 호수 앞 벤치, 새소리 |
| Velaslavasay Panorama | West Adams | 실내 온실, 시간 멈춘 듯한 정적 |
| Baldwin Hills 중턱 쉼터 | Culver City | 도심 전망, 한적한 벤치, 바람 |
마무리 – 오래 앉는다는 건, 머문다는 뜻이다
‘혼자 오래 앉아 있기 좋은 장소’는 단순히 조용한 공간이 아니다.
그건 사람이 머물러도 되는 구조와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이런 장소들은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당신에게 ‘괜찮아, 여기 있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곳들이다.
혼자라는 사실이 이상하지 않고,
말없이 앉아 있는 시간이 충분히 의미 있는 순간이 되는 공간.
그런 곳들이 LA에는 아직 남아 있다.
그리고 그곳들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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