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장소에 가면 거의 습관처럼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사진은 잘 남았지만 기억은 흐릿하고,
어떤 장소는 사진은 없는데도 마음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 차이는 아마, 장소가 감정과 맞닿았는가의 여부다.
누가 추천해서 간 곳이 아니라,
그날의 기분, 우연한 날씨, 사람 없는 분위기 속에서
그냥 자신만의 순간이 되었던 장소들.
이번 글에서는
사진보다 기억이 오래 남는 LA의 조용한 공간 3곳을 소개한다.
관광지나 명소가 아니라,
잠깐 멈췄을 뿐인데 마음속에 자꾸 떠오르는 장소들이다.

1. Ascot Hills Park – 말없이 앉기 좋은 도시 외곽의 언덕
위치: 4371 Multnomah St, Los Angeles, CA 90032
운영 시간: 매일 5:00 AM ~ 7:30 PM
주차: 무료 / 공원 내 전용 주차장 이용
Ascot Hills Park는 잘 알려진 하이킹 코스가 아니다.
동쪽 LA 외곽, 주택가 뒤편에 숨어 있는 넓은 언덕 공원으로
특별한 구조물도 없고, 상징적인 포인트도 없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공간을 기억에 남게 만든다.
도시 전체가 멀리 내려다보이고,
앉을 수 있는 바위나 그늘이 많고,
무엇보다도 조용하다.
사람이 거의 없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앉아 있어도
아무도 묻지 않는다.
사진을 찍기보다는,
그냥 하늘을 오래 바라보는 일에 더 적합한 장소다.
2. Bob Baker Marionette Theater – 오래된 감정이 남아 있는 인형극장
위치: 4949 York Blvd, Los Angeles, CA 90042
공연 시간: 공식 웹사이트 사전 예약제
티켓: 성인 $20~25 / 어린이 동일
이곳은 1963년에 처음 문을 연
로스앤젤레스 유일의 전통 인형극장이다.
입장하자마자 공기부터 다르다.
레트로한 조명, 손으로 그린 포스터,
손때 묻은 무대 커튼과 인형들.
무대는 작고, 관객도 적고,
가끔 인형의 움직임이 삐걱거리기도 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진짜 같다.
한참을 웃다가, 한순간 울컥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을 드러내도 되는 공간이
지금도 남아 있다는 게
한동안 잊히지 않는다.
사진은 어두워서 잘 안 나오지만,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앞에 앉아 있던 시간은 오래 남는다.
3. Vista Hermosa Natural Park – 도심 속의 아무도 모르는 숲
위치: 100 N Toluca St, Los Angeles, CA 90026
운영 시간: 매일 5:00 AM ~ 9:00 PM
주차: 도로변 주차 가능 / 주말 혼잡
Vista Hermosa는 다운타운에서 가까우면서도
놀랍도록 조용하고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공원이다.
잘 정돈된 조경이나 인공 분수는 없지만,
작은 숲처럼 구성된 언덕과 나무들 사이로
빛과 그림자가 번갈아 움직인다.
한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도시의 시간과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 여기에 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필요 없는 그런 상태.
사진을 찍지 않아도 전혀 아쉽지 않은,
눈이 아니라 감각으로 남는 장소다.
이곳은 ‘잠깐 들렀다가 몇 시간을 있게 되는’ 마법 같은 성격을 지녔다.
요약 정리
| Ascot Hills Park | East LA 외곽 | 도시 뷰 + 조용함 |
| Bob Baker Theater | Highland Park | 어린 시절 감정 회복 |
| Vista Hermosa Park | Echo Park 인근 | 도심 속 숲의 정적 |
마무리 – 잊히지 않는 장소는, 그날 마음의 모양을 닮아 있다
사진은 포즈를 잡고 찍는 순간의 것이고,
기억은 그날의 마음 상태와 공간이 만나 만들어지는 감정의 기록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세 곳은
아마 당신의 사진첩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머릿속에, 몸의 감각에,
그리고 마음 한켠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장소들이다.
사람이 많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오래 남는 곳.
그런 곳이야말로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진짜 의미 있는 장소가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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