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레이크가 젊고, 베니스가 자유롭다면,로스펠리즈(Los Feliz)는 차분하고 클래식한 동네다.
이곳은 로스앤젤레스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공간이다.
하얀 벽, 붉은 기와, 오렌지 나무 아래 놓인 벤치.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
로스펠리즈는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동네다.
🏡 로스펠리즈의 첫인상 — '아는 사람만 아는 동네'
로스펠리즈는 헐리우드와 실버레이크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관광객의 발길은 거의 닿지 않는 동네다.
- 대형 상점보다 독립 상점
- 체인 카페보다 로컬 커피숍
- 파노라마 뷰보다 고요한 거리와 클래식한 주택
이곳은 개발을 거부한 동네가 아니다.
그저 변화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동네다.
그래서 걸으면 걸을수록 ‘예전 LA’의 흔적이 느껴진다.
📷 로스펠리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폿들
🛍️ Vermont Avenue & Hillhurst Avenue
로스펠리즈의 중심 거리이자, 이 동네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권이다.
- Skylight Books: 로컬 독립 서점. 반려묘가 책 사이를 거니는 고요한 공간
- Figaro Bistrot: 프렌치 감성의 카페 & 레스토랑.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인상적
- Jeni's Splendid Ice Creams: 고급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로컬 지점
- The Dresden Room: 오래된 피아노 바. 영화 Swingers의 배경지로 유명
👉 팁: 하루 중 가장 로스펠리즈다운 시간은 평일 오후 4시 전후. 거리에는 사람도 적고, 햇살이 건물 외벽을 가장 아름답게 비춘다.
🌳 그리피스 공원과 가장 가까운 동네
로스펠리즈는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의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그 덕분에 ‘동네 뒷산’처럼 자연이 일상 가까이 있다.
- 그리피스 천문대까지 도보로 하이킹 가능
- Ferndell Trail: 그리피스 파크 안쪽, 로스펠리즈에서 진입하는 아름다운 트레일
- Roosevelt Golf Course: 도심 속 자연 골프장
👉 하이킹 팁: Ferndell → 천문대까지 오르는 코스는 초보자도 가능하며, 한적하고 음지가 많아 여름에도 걷기 좋다.
☕ 로스펠리즈의 로컬 커피 문화
이 동네의 카페들은 트렌드보다는 품질과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SNS보다는 자기 루틴 속에 커피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곳들.
- Go Get Em Tiger: 넓은 공간과 완성도 높은 커피. 노트북 작업에 최적
- Maru Coffee: 조용한 분위기와 깊은 로스팅. 에스프레소 라인업이 강하다
- Blue Bottle (Hillhurst 지점): 타 지역과는 다른 조용한 서비스 흐름이 특징
- All Time: 브런치와 커피가 모두 훌륭한 올데이 카페
🎞️ 할리우드의 과거가 머무는 동네
로스펠리즈는 오래전부터 영화인들의 주거지로 유명했다.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월트 디즈니(Walt Disney) 등이 살았던 지역으로, 그들의 흔적이 지금도 거리 곳곳에 남아 있다.
- Walt Disney의 첫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자리: 현재는 표지판만 남아 있음
- 중세풍 주택가: Franklin Hills 쪽에는 중세 유럽풍 주택들이 줄지어 있다
- 정원이 아름다운 스페인식 저택들: 거리 전체가 고전 건축 전시회처럼 느껴진다
👉 산책 팁: 차량보다는 도보로 걸으며 주택가 구간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이 좋다.
🎒 하루 탐방 루트 – 클래식 LA를 걷는 날
오전 | Go Get Em Tiger에서 커피 시작 → Vermont Ave 걷기 |
점심 | Figaro Bistro 또는 All Time에서 브런치 |
오후 | Ferndell Trail 하이킹 → 그리피스 천문대 전망 |
저녁 | Hillhurst Avenue 카페 or The Dresden Room 바 |
마무리 | Skylight Books 들러 책 구경 또는 기념품 구매 |
🌇 감성적 마무리 — 진짜 ‘삶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로스펠리즈는 주목받고 싶어 하지 않는 동네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트렌드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시간이 머물고, 정체성이 축적되는 공간이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고요한 감성으로 자신을 채우고 싶을 때 —
로스펠리즈는 그 기대를 조용히, 그러나 완벽하게 충족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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