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치에서 몇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관광객이 밀려드는 해변 대신,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의 거리.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보트 키니 블러바드(Abbot Kinney Blvd)**가 있다.
한때는 버려졌던 창고가 즐비하던 거리였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와 인디 뷰티숍, 독립 서점, 갤러리, 미식 공간들이 한데 어우러진 LA 서쪽의 감각적 정점이 되었다.
그러나 놀라운 건, 이 모든 상업적인 변화 속에서도 예술과 로컬의 정체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이다.
🏙️ 아보트 키니의 역사와 변화
이 거리의 이름은 실제 인물 ‘Abbot Kinney’에서 따왔다.
1900년대 초, 유럽식 운하 도시를 만들겠다는 그의 야망에서 시작된 베니스의 개발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의 이름은 이 거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낙후된 공업지대와 주택가가 섞여 있었다.
그러나 실버레이크, 하이랜드파크 등과 함께 로컬 창작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전 세계 감각 있는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입점하고 싶어하는 거리가 되었고, 동시에 예술성과 창의성이 집약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 거리 자체가 쇼핑의 갤러리
아보트 키니의 가장 큰 매력은 **'상점 자체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거리의 매장은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니다. 외관 디자인, 진열 방식, 향기, 음악, 직원의 언어까지 모든 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설치 미술에 가깝다.
- Warby Parker: 아이웨어 브랜드이지만, 갤러리 같은 공간 연출
- Aesop: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향, 그리고 균형감 있는 서비스
- TOMS Flagship Store: 커피숍과 리테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간
- Burro: 감성 소품과 인테리어 용품을 다루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샵
👉 팁: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괜찮다. 이 거리는 ‘쇼핑’보다 ‘체험’에 가깝다.
☕ 아보트 키니의 커피 문화
실버레이크가 ‘힙스터 커피’를 키웠다면, 아보트 키니는 ‘커피를 품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 Blue Bottle Coffee: 미니멀한 공간에서 완벽하게 추출된 커피
- Intelligentsia Venice: 실버레이크 본점의 감성을 LA 서쪽으로 옮겨온 지점
- Groundwork Coffee: 친환경 철학과 공정무역 원두를 고수하는 로컬 브랜드
👉 로컬 팁: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이 거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된다.
🎨 아트와 디자인, 거리 곳곳에서 느껴지는 창의성
아보트 키니는 벽면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건물 사이 골목이나 주차장 벽에도 로컬 아티스트들의 벽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밤에는 조명이 예술적으로 비춰진다.
- Street Art: 계속 바뀌는 그래피티는 마치 실시간 전시회 같다
- Crafted L.A.: 수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하는 공간
- Made by DWC: 노숙 여성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샵
👉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벽화 + 카페 창 + 빛과 그림자의 조합이 많아 인스타용 스폿이 풍부하다.
🍴 먹는 것도 트렌드다 — 아보트 키니의 미식 공간
이 거리의 식당들은 맛 이상을 추구한다.
요리와 서비스, 공간 미학, 그리고 철학이 함께하는 곳들이 많다.
- Gjelina: 아보트 키니를 대표하는 모던 캘리포니아 퀴진
- The Butcher’s Daughter: 채식 위주의 건강한 브런치와 감각적인 인테리어
- Greenleaf: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샐러드와 보울 메뉴로 인기
- Salt & Straw: 독창적인 맛 조합의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
👉 브런치 추천 조합: Gjelina에서 식사 → Salt & Straw 아이스크림 → Intelligentsia 커피
🌇 베니스 운하 & 비치까지 연결되는 루트
아보트 키니는 단독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지만, **베니스 비치·운하·로즈 애비뉴(Rose Ave)**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Venice Canals Walkway: Abbot Kinney Blvd에서 도보 10분 거리. 유럽풍 운하와 주택가 산책 코스
- Venice Beach Boardwalk: 예술과 자유의 해변. 이질감보다는 연결감을 느낄 수 있다
- Rose Ave: 로컬 감성이 남아 있는 식당과 마켓 거리
👉 하루 탐험 루트:
Blue Bottle → 아보트 키니 샵 탐방 → 점심 @Gjelina → 베니스 운하 산책 → 저녁 노을 @비치
📸 감성 포인트 정리
세련된 감각 | Gjelina, Warby Parker, Intelligentsia |
예술과 자유 | 거리 벽화, Crafted LA, Venice Canals |
여유로운 일상 | 커피 벤치, 도보 산책, 창가 햇살 |
감성 기록 | 구름 끼는 오후, 문을 반쯤 연 가게들 |
🎒 추천 탐방 루트 – “하루 동안 걸으며 느끼는 아보트 키니”
- 오전: Blue Bottle에서 커피로 시작
- 오전 중: 거리 산책 + 브랜드 숍 둘러보기
- 점심: Gjelina 또는 Greenleaf에서 식사
- 오후: 갤러리 or Crafted LA 방문
- 늦은 오후: Venice Canals 걷기
- 해 질 무렵: Venice Beach에서 노을
- 저녁: Butcher’s Daughter or Rose Ave에서 여유로운 마무리
🌙 마무리 – 계산된 힙함 속에 살아 있는 감성
아보트 키니는 '힙스터'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공들인 창작의 결이 분명히 느껴진다.
모든 게 완벽하게 기획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사람의 손길과 의도가 녹아 있는 거리다.
이 거리는 단지 트렌드를 소비하는 장소가 아니라,
트렌드가 태어나는 실험실 같은 공간이다.
그래서 매번 같은 길을 걸어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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