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는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도시다.
낡은 건물은 허물어지고, 새로운 콘크리트가 그 자리를 채운다.
그러나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 듯한 동네가 있다.
**하버드 하이츠(Harvard Heights)**는 그런 공간이다.
이곳은 관광지의 화려함도, 힙한 거리의 개성도 없다.
대신, 조용하고 단단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100년 전 건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현대식 카페 대신 오래된 창틀과 벽돌을 바라보며 걷는 길.
이 거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멋’이 아니라, 깊은 정서와 무게다.
🏛️ LA 속 고전 건축 밀집 구역
하버드 하이츠는 1900년대 초, 중상류층 주택지로 개발된 지역이다.
당시 인기 있던 크래프츠맨 양식(Craftsman), 빅토리안 양식(Victorian), 스패니시 리바이벌(Spanish Revival) 주택들이 지금도 다수 보존되어 있다.
- LA Historic Preservation Overlay Zone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 외관을 보존해야 하는 건축규제가 적용되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
- 주택마다 각기 다른 목재 프레임, 손으로 깎은 디테일, 아치형 창문이 특징
👉 산책 포인트: Harvard Blvd와 St. Andrews Pl 사이 구간은 가장 정통적인 건축물들이 몰려 있다.
🗺️ 어디에 위치한 동네인가?
하버드 하이츠는 LA 한가운데, 코리아타운과 USC 캠퍼스 사이에 위치한 비교적 작은 지역이다.
지도상으로는 북쪽으로 Wilshire Blvd, 남쪽으로 Washington Blvd 사이이며,
서쪽으로는 Western Ave, 동쪽으로는 Normandie Ave까지 포함된다.
- 주변과 대비되는 조용한 분위기
- 건물 밀도 낮고, 정원과 마당이 넓은 편
-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드문 공간
👉 교통 팁: 다운타운 또는 코리아타운에서 버스 or 차량으로 10~15분 내외
📸 감성적인 풍경 — 사진을 찍기 좋은 거리
하버드 하이츠는 ‘찍을 것’이 많다기보다, **‘그림 같은 장면이 계속 이어지는 동네’**다.
대상보다는 공간의 분위기를 담기에 좋은 곳이다.
- 붉은 벽돌 담장 위로 늘어진 자카란다 나무
- 비대칭 지붕 위에 내려앉은 오후의 햇살
- 오랜 시간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현관 계단
- 정원 끝에 놓인 오래된 벤치
- 고전풍 철제 우체통과 목제 문고리
👉 사진 팁: 아침보다는 **해질 무렵(4시~6시)**이 그림자와 채광이 가장 아름답다.
🧁 로컬 가게와 이웃 공간들
하버드 하이츠 자체에는 커다란 상권이 없다.
그러나 몇몇 숨겨진 로컬 베이커리, 빈티지숍, 교회, 예술공간이 있다.
- Western Doma Noodles: 인근 웨스턴 애비뉴에 위치한 오래된 한국 냉면집
- Angelus Temple: 인근 지역의 고전 교회 건물, 종종 촬영지로도 활용
- Goodwill LA: 빈티지 가구나 소품을 발견할 수 있는 숨은 장소
- 근방 갤러리: Pico Blvd 쪽으로 이동하면 소규모 예술 공간들 존재
👉 팁: 이 동네는 ‘쇼핑’보다는 ‘관찰과 산책’에 어울리는 동네다.
🎒 하버드 하이츠 탐방 루트 – 하루 산책 가이드
오전 | Harvard Blvd 진입 → 주택가 따라 산책 |
점심 | Western Ave 쪽으로 이동 → 로컬 식당에서 가볍게 식사 |
오후 | LA High Memorial Park에서 잠시 휴식 → 근방 빈티지숍 탐방 |
해질 무렵 | St. Andrews Pl 방향으로 산책하며 감성적인 사진 촬영 |
저녁 | 피코 블러바드(Pico Blvd) 쪽 카페 or 갤러리 방문 후 마무리 |
🌇 감성적인 마무리 —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동네
하버드 하이츠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
이곳에는 유행도 없고, 환호도 없다.
그러나 이 거리에는, 오래된 시간의 무게와 정서가 분명히 존재한다.
관광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핫플’이 아니라,
사람들이 조용히 살아가는 공간이 주는 울림이 있는 곳.
지나온 풍경이 모두 한 장면의 영화 같고,
마주친 벽돌 하나에도 이야기가 느껴지는 동네.
바로, 하버드 하이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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