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는 단독주택의 도시다.
그러나 몇몇 특별한 사례는 이 고정관념을 깨고,
공동 주거 단지의 가능성을 시도해 왔다.
그 대표적인 두 곳이 바로
**더 빌리지 그린(The Village Green)**과 **파크 라브레아(Park La Brea)**다.
두 단지는 단순히 ‘아파트 단지’가 아니다.
도시 계획과 건축 철학, 그리고 거주 형태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 실험적 공간이다.
📍 위치
Village Green | Baldwin Hills 동쪽, Crenshaw Blvd 부근 |
Park La Brea | Mid-Wilshire 중심, LACMA & The Grove 바로 옆 |
👉 위치만 놓고 보면 Park La Brea가 더 중심가에 있지만,
Village Green은 도심과 떨어진 넓은 부지와 조용한 분위기가 특징.
🕰️ 탄생 배경과 철학
🎯 The Village Green (1942)
- 2차 세계대전 전후 주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 계획의 일환
- “자연 속 공동체”라는 비전을 갖고 설계
- 자동차를 외곽에 몰고, 단지 내부는 전면 보행자 전용
- 주택 단지 자체를 ‘공원처럼’ 만든 건축적 실험
💬 “집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 건축가 레그리어드 스미스 (Reginald Johnson)
🏢 Park La Brea (1944~1951)
- 도시화 가속에 따른 중산층 주거 수요 대응 목적
- 뉴욕식 아파트 블록 구조를 도입한 초대형 고밀도 주거 실험
- 8자형 고층 타워 + 낮은 가든 아파트 혼합 배치
- 자동차 중심 구조, 모던 도시형 주거 단지의 시초
💬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안에서도 품위 있는 거주 공간을 만들 수 있다.”
— 개발사 MetLife
🧱 건축 양식과 단지 구성
건축 양식 | 모더니스트 + 식민지 리바이벌 혼합 | 인터내셔널 스타일 (모던) |
유닛 수 | 627개 유닛 (주로 1~2층) | 약 4,255 유닛 (고층 + 중층 혼합) |
구성 구조 | 잔디광장 중심의 원형 배치 | 18개 고층 타워 + 저층 블록 |
자동차 구조 | 외곽 주차, 내부 차량 진입 없음 | 내부 도로망, 지하주차장 일부 |
채광/환기 | 전 유닛 남향 또는 정원향 구조 | 고층 유닛, 전방향 배치 |
🌳 녹지와 커뮤니티 공간
🌿 Village Green
- 부지의 70% 이상이 녹지
- 보행자 산책로, 나무 터널, 벤치, 조형물 등 포함
- 모든 유닛이 중앙 잔디 광장을 마주보고 있음
-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 간 교류가 활발 (정원 모임, 음악회 등)
🏙️ Park La Brea
- 고층 중심이라 녹지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 중앙 플라자와 수목이 있는 공용 공간 존재
- 체육관, 커뮤니티 센터, 야외 놀이터 등 시설 중심 커뮤니티 구성
- 입주민 수가 많아 익명성이 높고, 관리 체계적
👥 주민과 분위기
분위기 | 정적, 로컬 중심, 주거 전용 | 다국적, 대규모, 복합적 |
거주층 | 예술가, 건축가, 시니어, 로컬 거주자 | 유학생, 외국인, 젊은 커플, 단기 체류자 |
렌트/소유 비율 | 소유 비율 높음 (콘도) | 렌트 중심 (임대 단지) |
단지 내 커뮤니케이션 | 주민 운영 회의 활발 | 관리사무소 중심 운영 |
🎯 현재의 의미와 가치는?
🔸 The Village Green
- LA에서 보기 드문 “시간을 보존한 단지”
- 촬영지, 건축학 수업, 도시 재생 사례로 자주 언급
- 거주자에게는 ‘삶의 밀도’보다 ‘삶의 질’을 제공
“나는 더 빌리지 그린에 삽니다”
— 로스앤젤레스 속 가장 조용한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로스앤젤레스는 속도를 사랑하는 도시다.
사람들은 차를 몰고, 빨리 걷고, 다음 약속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나는 이 도시에서 그 속도를 잠시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장소에 산다.
바로, **더 빌리지 그린(The Village Green)**이다.
처음 이곳에 집을 보러 왔을 때 나는
‘여기가 정말 LA인가?’ 하는 의문부터 들었다.
자동차 소리도, 사람들의 말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대신, 잔디밭에서 노는 아이들,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다람쥐,
그리고 산책로 위로 길게 드리운 나뭇잎의 그림자만이 있었다.
🏡 빌리지 그린에 입주한 이유
나는 원래 웨스트 애덤스(West Adams) 쪽에서 렌트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고요한 삶이 필요했고,
정원과 공간, 그리고 ‘함께 사는 느낌’을 갖고 싶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더 빌리지 그린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이름조차 낯설었지만,
걸어보는 순간 나는 알았다.
이곳은 단순한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구조 그 자체가 ‘삶의 태도’인 곳이라는 것을.
🌳 ‘공간’이 주는 감정
내 집 창문을 열면 바로 정원이 보인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햇살은 벽에 부드럽게 반사된다.
아침마다 커피를 들고 나와,
잔디 옆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별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여기서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살고 있다’는 감각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 사람들과의 거리감
빌리지 그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젊은 커플, 시니어 부부, 작가, 아티스트, 그리고 오랫동안 살아온 로컬 주민들까지.
흥미로운 점은,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알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른 척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산책로에서 마주치면 미소를 짓고,
주말이면 중앙 정원에서 작은 음악회나 커뮤니티 미팅이 열린다.
누군가 앞마당에 테이블을 펼치고 책을 팔기도 하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며 그 주위를 돌기도 한다.
이런 풍경은 이 도시에서는 정말 보기 드물다.
아니, 거의 사라져가는 풍경이다.
🛠️ 단점도 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다.
건물이 오래되어 단열이 완벽하지는 않고,
여름이면 벌레도 꽤 많다.
게다가, 단지 전체가 **역사 보호 구역(Historic Landmark)**이라
외벽 색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구조를 변경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제약이 오히려 이곳의 일관성과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집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이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 여기가 ‘집’이라고 느끼는 순간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저녁 무렵이다.
주황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건물 외벽이 붉게 빛나고
어디선가 잔잔한 재즈 음악이 들려올 때,
나는 생각한다.
“아, 여기가 내 집이구나.”
📸 나는 여전히 이곳을 매일 사진으로 기록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같은 동네를 왜 매일 사진 찍냐고.
나는 대답한다.
“이 동네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거든요.”
-
- 계절 따라 바뀌는 잔디 색
- 나무의 그림자 방향
- 창문에 비치는 빛의 각도
-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리는 골목
이 모든 것이,
빌리지 그린이라는 살아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 내가 추천하는 ‘내부 산책 루트’
-
시간대산책 구간
오전 West Circle → South Green 잔디밭 → 동쪽 벤치라인 오후 Inner Court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저녁 사운드가 거의 없는 East Path를 천천히 걷기
👉 하루에 30분 정도만 걸어도, 심리적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이곳은 나에게 무엇인가?
더 빌리지 그린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여기서는 건축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삶을 바꾸고,
삶이 사람을 바꾼다.
나는 이곳에서,
빨리 사는 법이 아닌, ‘조용히 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 Park La Brea
- 미드윌셔 지역의 랜드마크 주거 단지
- 대중교통 접근성 탁월 (지하철, 버스, 도보)
-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현대적 도시형 커뮤니티
“나는 파크 라브레아에 삽니다”
— 도시의 한가운데서 살아가는 3년 차 입주자의 이야기
로스앤젤레스에서 집을 구한다는 건
‘공간’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속도’와 ‘풍경’을 선택하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도시적인 선택,
**파크 라브레아(Park La Brea)**를 택했다.
지금 이곳에서 3년째 살고 있다.
🏙️ 왜 이곳을 선택했을까?
처음 이사 올 때 가장 크게 작용한 건
위치였다.
- 걸어서 LACMA까지 5분
- 더 그로브(The Grove)도 도보 거리
- 근처에 지하철도 있고, 버스 노선도 많다
이렇게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인 유닛은
파크 라브레아가 거의 유일하다.
🛗 구조가 주는 감정
파크 라브레아는 고층 타워와 저층 가든 아파트로 구성돼 있다.
나는 12층짜리 타워의 한 유닛에 살고 있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복도를 지나며,
도시 속 ‘작은 호텔’ 같은 느낌을 받는다. - 문을 열고 들어가면 햇빛이 가득한 거실과 다운타운 뷰
- 창 밖으로는 윌셔가 뻗어 있고,
밤이면 도시의 불빛이 조용히 깔린다.
여기서는 단지에 ‘들어왔다’는 느낌보다
도시에 살고 있다는 감각이 훨씬 강하다.
👥 사람들은 누구인가?
파크 라브레아는
외국인, 유학생, 젊은 커플, 시니어, 스타트업 종사자 등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얼굴은
매번 다른 국적, 다른 분위기를 지녔다. - 공용 세탁실에서 가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아침에는 같은 타워의 누군가와 인사도 한다.
하지만 이웃과 친밀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서로를 배려하지만,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는 방식.
그게 파크 라브레아의 분위기다.
🌿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풍경
타워에서 내려와 단지 밖으로 나서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 도보로 LACMA 박물관을 지나
- 라 브레아 타르 핏이나 페어팩스 거리까지 금방 도착할 수 있다
- 주말이면 더 그로브에서 사람들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 도시 중심에 있으면서,
도보 생활이 가능한 몇 안 되는 LA의 지역이라는 점은
여전히 이곳을 고수하는 이유 중 하나다.
🧺 실제로 살아보니 불편한 점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 주차 | 지정 주차가 부족할 때가 있다 (특히 게스트 방문 시) |
🏗️ 낡은 설비 | 일부 유닛은 오래된 주방/욕실 구조 그대로 |
🔈 소음 | 도로뷰 유닛은 창문을 닫아도 소음이 있다 |
📦 임대 계약 | 12개월 고정 계약이 대부분. 유연한 이사 어려움 |
하지만 이 단점들을 감수하고도
여전히 여기에 머무는 이유는 명확하다.
📍 내가 사는 유닛의 구조 (실제)
침실 수 | 1 Bedroom |
면적 | 약 825 sq ft |
위치 | 12층 타워, 남서향 |
특징 | 거실에 대형 창문 / 시티 뷰 / 주방 별도 / 카펫 바닥 |
👉 햇빛이 하루 종일 들어오고,
작은 테이블 하나만 놓아도 카페처럼 보이는 공간이 된다.
가끔은 노트북을 가져와 창가에 앉아
도시를 바라보며 글을 쓰는 시간을 즐긴다.
☕ 나만의 루틴
파크 라브레아에 살면서 생긴 루틴이 있다.
- 아침 8시, 1층 마당을 걷고
- 도보로 커피를 사러 Groundwork나 Blue Bottle로 간다
- 더 그로브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라브레아 거리의 스몰 갤러리에 들르는 날도 있다
이 도시는 빠르지만,
이 단지는 그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게 해준다.
🎯 파크 라브레아는 나에게 어떤 공간인가?
나는 이 단지를 ‘집’이라기보다
도시 속 쉼터라고 느낀다.
- 혼자 있을 수 있고
- 어울릴 수도 있고
- 모든 게 걸어서 가능한 삶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도시는 변해도, 이 단지는 여전히 여기 있다.
삶의 ‘베이스 캠프’를 찾고 있다면,
Park La Brea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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